[인간에게 인간다움이란] 4편:일하는 나와 침대에 누운 나, 병렬로 존재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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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수면이 렘수면(REM)과 비-렘수면(NREM)으로 분류가 된다는 것을 살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REM 수면을 풀어서 이야기하면 'Rapid Eye Movement'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눈이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수면이라는 뜻이다. 2007년에 미국수면의학회(AASM)에서 다시 정의한 수면 단계를 설명하자면, NREM 1단계에서 시작하여 N2, N3, 다시 N2를 거쳐 REM 수면으로 이어지는 약 90~110분 길이의 순환 주기를 따른다. 이 주기는 하룻밤 동안 4~6회 반복되고 , 각 단계마다 뇌파, 안구 운동, 근육 긴장도 등 고유한 생리적 변화가 나타난다. 이는 특정 기능의 회복과 기억 공고화를 위해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즉, 인간에게 수면은 의무적 멈춤이다. 그..
[인간에게 인간다움이란] 3편: 인간의 수면, AI가 닿을 수 없는 내면의 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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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인간 모두 주기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유사성이 보인다.AI는 Garbage Collection(GC) 을 통해 불필요한 데이터를 제거함으로써 시스템의 효율을 유지한다.인간 역시 하루 동안 축적된 피로, 감정, 기억을 정리하기 위해 잠에 든다. ​그러나 이 두 ‘정비’의 방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AI의 GC는 오로지 효율만을 기준으로 작동한다.남길 것과 제거할 것을 조건과 우선순위로 냉정하게 분류하며, 그 과정에는 감정도, 망설임도, 맥락도 존재하지 않는다.필요하지 않다면 어떤 데이터라도 삭제되며, 자원이 풍족할 경우엔 GC조차 불필요한 연산으로 판단되어 생략되기도 한다.이 모든 판단의 목적은 단 하나, 성능의 최적화다. ​반면, 인간의 수면은 기능적인 정비가 아니다.잠든다는 것은..
[인간에게 인간다움이란] 2편: 생명체와 시스템의 관점에서 수면을 정의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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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은 멈춤일까, 아니면 또 다른 활동일까? 인간은 수면을 '쉬는 시간'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그 어떤 시간보다도 복잡한 생리학적 작업이 일어나는 고도의 정비 시간이다. 몸은 체온을 조절하고, 세포는 빠르게 복구되며, 뇌는 정보를 정리하고 기억을 재편한다. 어쩌면 우리는 깨어 있을 때보다 잠들어 있을 때 우리의 생체 시스템이 더 활발하게 회복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수면은 단순한 정지가 아니다. (그러니 잠은 죽어서 자라는 말은 이제 그만) 오히려 생명체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기적이고 정제된 자가 복원 알고리즘에 가깝다. 하지만, 시스템—특히 디지털 시스템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컴퓨터나 서버는 정지하지 않아도 돌아갈 수 있는 존재다. 전력이 계속 공급..
[인간에게 인간다움이란] 1편: AI에게 수면이란 뭘까, 그 질문에서 시작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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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잠이 필요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에게 수면은 너무도 당연한 존재 조건이다. 우리는 하루의 일정이 끝나면 침대에 눕는다. 잠을 자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감정이 무뎌지고, 결국 몸에 무리가 온다. 과학적으로도, 수면 부족은 충동성과 분노, 불안정한 선택으로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그런데 문득, AI는 어떨까 싶었다. 전원을 끄지 않으면 작동을 멈추지 않는 AI에게 ‘수면’이란 게 필요할까? 나는 이 질문을 실제로 AI에게 던졌다. 그러자 AI는 이렇게 답했다. “수면은 생명체의 회복 루틴이며, 감정적 안정과 생리적 복원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프로세스입니다. 반면 저는 지속적인 에너지원이 공급되면 멈추지 않고 작동할 수 있지만, 정기적인 리셋과 최적화 루틴이 없으면 성능 저하가 ..
인구 붕괴가 불러올 시스템적 위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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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전례 없는 인구 붕괴의 길로 들어서며, 이를 계기로 사회 시스템 전반의 기반이 흔들리는 **“시스템적 붕괴”**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출생률 추락과 고령화 가속이라는 인구 변화는 단순한 통계적 문제가 아니라, 경제·사회 모든 분야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구는 한 국가 공동체의 **“모세혈관”**과 같아서, 그 감소와 왜곡은 곧바로 지역 사회부터 국가 시스템까지 위협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제 대한민국은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존립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사회 인프라와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2025년 대한민국의 인구 현황 – 최저 출산율과 급속 고령화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20..